카오야이 국립공원에 새로운 한-태 우정의 둘레길 만든다

작성자 : 관리자 날짜 : 2022/07/19 12:39

카오야이 국립공원에 새로운 한-태 우정의 둘레길 만든다

2022년 3월, 새로 태국에 부임한 문승현 주태국한국대사는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 카오야이에서 개최된 독일-태국 국교수립 160주년을 기념하는 태국-독일 둘레길 개소식 행사에 참석했다. 이때 태국 대기업 아마타 그룹의 위끄롬 회장을 만나게 된 문승현 대사는 독일처럼 한국도 한-태 우호의 둘레길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게된다.

이미 지난 2월 태국 CP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특별자문관 마리사씨에게서 카오야이 국립공원 내 한-태 둘레길에 대한 제안을 받은 바 있는 문승현 대사는 카오야이 한-태 우정의 둘레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고.

대사관 관계자와 주태국한국문화원(원장 조재일)은 이후 2차례의 현지 답사를 통해 카오야이 둘레길 여러 곳을 답사했다고 한다. 실무답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헤우나록’ 둘레길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양국가 국립공원 관리공단 관계자를 초청해 타당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7월 4일부터 이틀간 한국 국립공원공단 소속 김도헌 기획예산처장과 김형태 생태시설부 과장, 윤상헌 탄소중립전략실 차장 등이 태국을 찾았다. 이들은 아마타 그룹의 Penpitcha 박사와 태국국립공원청 Komkrit씨와 카오야이 국립공원 관리청 소속 Director Kriengsak씨와 만나 헤우나록 실지 답사와 미국, 독일 그리고 스위스 둘레길 등을 둘러보며 실무답사를 실시했다.

교민잡지는 이들의 답사 소식을 접하고 함께 합류해 헤우나록 둘레길과 스위스, 미국 둘레길을 함께 둘러보았다.

카오야이 국립공원

카오야이는 1962년 태국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조성된 태국에서 세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나컨라차씨마, 프라찐부리, 사라부리와 나컨나욕 지방 등 4개 지역에 걸쳐있는 카오야이는 방콕에서 약 180km 떨어져 있다.

공원의 총 면적은 2,168평방킬로미터이며 우림과 상록수림 그리고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높은 곳은 카오롬이라는 곳으로 해발 1,351m이다. 카오야이의 평균 고도는 400~1,000m 정도이다.

카오야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이다. 우기는 5월에서 10월로 습도가 높고 거의 매일 비가 내린다. 9월에 강우량이 가장 많으며 나머지 1년은 건조한 기후를 보인다.



카오야이를 찾는 가장 좋은 시기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이때는 수많은 캠핑족들이 카오야이를 찾는다. 평균기온은 22도이며 밤에는 최저 5도에서 10도까지 내려간다.

카오야이에서는 야생코끼리와 돼지꼬리원숭이, 고슴도치와 긴팔원숭이, 아시아 흑곰, 수달과 자칼 그리고 사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카오야이에는 약 440종의 조류도 관찰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개체는 큰코뿔새이며 갈색 코뿔새, 흰눈꼬리 부채, 산호부리 뻐꾸기와 참매 등이 있다.

한-태 우정의 둘레길

둘레길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카오야이에서 가장 큰 폭포이다. 총 길이 150미터의 3단 폭포는 가장 긴 폭포 길이가 약 80미터이며 카오야이 남문에서 약 10km 떨어져 있다. 폭포는 카오야이 국립공원 주 도로 바로 옆 주차장에서 시작되며 총 길이 600미터의 짧은 코스이다. 주차장에는 화장실과 조그만 음료와 간식 판매대가 설치되어 있다.

완만한 산책로로 이어지는 헤우나록 둘레길은 마지막 폭포로 가는 길을 제외하면 아주 편안한 산책길이다. 폭포의 뒤쪽에서 앞쪽으로 나아가는 코스인데 그래서 초입은 편하게 갈 수 있지만 폭포쪽에 다다르게 되면 아주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폭포쪽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계단은 꽤나 위험한 코스이다. 중간에 코끼리 차단 기둥이 있을 정도로 야생 코끼리의 출몰이 빈번한 지역이며 실제로 수차례 강을 건너던 코끼리 무리들이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2019년 10월 헤우나록 폭포 상단을 건너던 코끼리 일가족이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아마도 새끼 코끼리가 불어난 물에 쓸려가면서 어른 코끼리들이 새끼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한꺼번에 폭포 아래로 떨어져 버린 것이 아닌가 예상하고 있다. 11마리의 코끼리 중 8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헤우 나록’, 헤우는 태국어로 ‘깊다’는 의미이다. 나록은 ‘지옥’ 그래서 지옥처럼 깊은 폭포라는 의미라고 한다. 꽤나 무시무시한 이름이다. 코끼리의 잦은 추락 사고로 지금은 폭포 중간쯤에 대형 콘크리트 기둥들이 세워져 있어 코끼리의 진입을 막고 있다.

헤우나록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경이라고 한다. 그 시간이 되면 헤우나록 쪽으로 해가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이때 폭포에서 떨어지는 수증기와 만난 햇빛의 반사가 멋있는 풍경을 보여준다고 한다.

현재 Khao Yai Regional Training Center의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Kriengsak Chaturasuksakul씨에게 헤우나록에 대해 물어보았다.

>> 헤우나록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헤우나록 둘레길은 콘크리트로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만 누가, 언제 건설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아마도 카오야이 국립공원 관리청(Khao Yai National Park : KYNP) 자료를 찾아보면 알 수도 있을 것이겠지만 아직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없습니다.

저희 KYNP는 폭포에서 일어나는 코끼리 사고를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카오야이에는 약 300여 마리의 야생 코끼리들이 살고있고 이 코끼리들이 카오야이에 살고있는 기간은 상당히 오랜 세월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끼리는 태국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신성시되기도 합니다. 한-태 우정의 둘레길은 그래서 이런 코끼리에 대한 생태계와 라이프 사이클 등을 소개하는 탐방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 헤우나록을 한-태 우정의 둘레길 후보지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측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헤우나록은 카오야이 여러 둘레길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둘레길입니다. 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있는 코스입니다. 이번 둘레길 조성을 위한 답사를 계기로 태국 DNP(Department of National Parks, Wildlife and Plant Conservation)과 한국의 KNPS는 여전히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향후에도 공원 관리에 대한 역량을 향상시키며 서로의 우정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 헤우나록이 한-태 우정의 둘레길이 되면 어떤 모습을 상상하시나요?

“태국과 한국 문화의 진정한 통합, 자연에 대한 존중과 자연을 안전하게 유지한다는 기본 아이디어로 양국이 하나가 되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이번 둘레길 건설로 우리는 최선의 개선점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김도헌 한국 국립공원공단 기획예산처장은 “이번 헤우나록 한-태 우정의 둘레길은 한국과 태국의 문화가 진정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태국은 한류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모든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사랑해 주는 것을 느꼈고 이제 한-태 우정의 둘레길로 인해 춤과 노래, 드라마와 영화 등을 넘어서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교류하는 단계에 오르게 된 것 같아 큰 기쁨을 느낀다” 고 소감을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태 우정의 둘레길은 양국의 합의가 완벽히 이루어진 이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